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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생활 기록

퍼스 생활 기록 - 직장 생활(2); 첫 출근

 

1

 

Seek.com에서 여기저기 지원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퍼스 곳곳을 놀러 다녔다.

하이드파크, 벨타워(올라가진 않음), 스완리버 야경, 프리멘틀과 프리멘틀 마켓,

시티 런던코트 시계 종소리를 들으며 인형들의 격돌도 보고,

스카보로 비치 선셋마켓에 가서 아름다운 선셋도 보았다

피나클스 은하수도 보았다.

 

이상하게 놀면 일하고 싶고, 일하면 놀고 싶다.

 

2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혹시(?)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광고 전화였다 이게 수없이 반복되었다

어떤 날은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방이 중국말을 했다 호주에서 왠 중국말을?

 

또 어떤 날엔 씻고 나왔는데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

음성 메시지를 남겨 놓았다 어떻게 듣는지 몰라서 인터넷에 찾아보았다

음성 메시지를 들어 보았다

 

내용은 !!

네가 지원한 어떤 회사인데 인터뷰를 보자는 내용이었다

기뻤다 하지만 어떤 회사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너무 많이 지원했었나?

 

어쨌거나 빨리 회신을 해서 인터뷰를 잡아야 했는데

영어를 잘못하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들었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일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기회를 위해서

인터뷰 경험을 쌓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전화를 해서 인터뷰를 잡았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지만 혹시 마음이 바뀌면 큰일이니까

출근을 늦게 하더라도 면접을 빨리 봐야 할 것 같았다

 

영어로 전화 통화를 하는데 다행히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언제 가능한지, 어디서 하는지 몇 시에 하는지 정도였으니까

내가 잘 알아들었는지 몰라서 복명복창식으로 이야기를 했더니

전화를 끊고 친절하게 문자로 날짜와 시간과 주소를 보내주셨다.

 

3

 

인터뷰 당일 10분 전에 도착했다

특별한 질문은 없었다

일할 수 있는 비자를 가지고 있냐,

화이트 카드가 있냐, 면허가 C클래스냐

이력서를 봤는데 이전에 비슷한 일을 하지 않았느냐 등이 전부였다

 

그리고 일할 곳을 보여주며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줬다

기계들을 보여주며 해본 적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해본 것들은 해봤다고 했고, 안 해본 것들은 알려주면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보았고

갑자기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냐고 물어서 놀랐다

놀라서 약간 어벙하고 있었다

놀란 나를 보며 "You just got a job."이라며 웃던 사장 모습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믿어지지 않아서 혹시 나중에 딴말 할 수 없게 Offer Letter를 달라고 했다

그는 흔쾌히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출근 복장에 대해서 물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하는 일이라 대략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안전화(Safety boots), WorkWear(형광색 작업복 같은 거)를 입으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출근 일자를 정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보니 메일로 Offer Letter가 와 있었다

시급과 채용 조건과 하는 일에 대해서 쓰여 있었다.

 

4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첫 출근하는 날이 다가왔다

설레이면서 두려웠다 오랜만에 느끼는 신입사원이 된 기분이었다

 

걱정이 많이 됐다 일은 경험이 있어서 크게 걱정이 없었는데 영어가 큰 걱정이었다

일러준 대로 안전화와 작업복을 입고 출근을 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쭈뼛쭈뼛 거리다가

보이는 사람들에게 하이- 하이- 해가며 반쪽짜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쭈뼛거렸다

 

직원 모두가 출근하니 처음 왔다고 다들 모여서 인사를 했다

다행히도 입사 동기가 있었다

그는 등치가 컸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마오리족이었다 그의 이름은 마사였다

 

의외로 자기소개를 시켰는데 잠시 당황했지만

마사가 먼저 유창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덕분에 시간을 좀 벌 수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뭐라고 말할지 생각하다가

면접을 위해서 외우고 연습한 자기소개를 읊으면 될 것 같아서

이름과 출신지와 그리고 준비했던 자기소개를 읊었다

 

5

 

비슷한 일을 했던 경력이 있지만

이 회사는 일하기 위한 것들을 알려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하나하나 전부 설명해주며 알려줬다

 

첫날에 공장과 하는 일에 대해서 모든 것을 설명해준 사람은 윌리엄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장 연장자이면서 이 공장에서 제일 오래 근무한 사람이었다

다니며 알게 되었지만 모두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함께 일을 하며 일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은 나단이었다

사장과 친척이었다 등치가 크고, 힘이 셌다

이상한 소리와 이상한 목소리를 잘 냈다

그리고 말이 많았고, 흥이 많았다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일하다가 춤을 추기도 했다.

 

6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사람들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처음엔 나단이와 주로 일을 했다

 

나단이가 설명하고,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면 나는 부지런히 따라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뷰티풀~, 스윗~, 나이스~, 블러디 굿~" 끊임없이 칭찬을 해줬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결과물에도 위와 같은 칭찬을 해줬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일은 아침에 일찍 시작하고 오후에 일찍 마친다

오전에 티타임으로 30분 쉬고, 오후엔 런치타임으로 30분 쉰다

 

그렇게 첫 출근 그리고 퇴근을 했다.